베트남 팁 문화, 얼마가 적당할까?
과거에는 베트남에서 팁을 건네는 문화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해 서방 국가에서 온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주요 관광지의 몇몇 업종은 팁을 건네는 것이 점차 일반적인 관행으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베트남 여행 시 어떤 경우에 얼마의 팁을 주어야 적당한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베트남에서는 팁을 주는 것이 당연할까?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팁은 베트남 문화의 일부가 아니며 기본적으로는 어디에서도 팁을 줄 필요가 없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베트남 현지인들에게 팁 문화란 매우 낯설게 느껴지는 이질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현지 식당과 노점상에서 팁을 주는 것은 결코 일반적인 관행이 아닙니다. 오히려, 팁을 주려고 하면 일부 현지인들은 당혹스러워하거나 언짢을 수 있으며, 혹은 왜 자신에게 팁을 주는지 매우 혼란스러워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베트남 현지인들은 손님에게 추가적인 돈을 일절 기대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베트남의 팁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실제로 베트남에서 팁을 요구하거나 팁을 받는 데 익숙한 현지인들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이들은 외국인을 주로 상대하는 일부 직종의 서비스 종사자들입니다.
특히 다낭, 호치민, 하노이와 같은 대도시를 비롯해 주요 관광지의 고급 호텔 및 레스토랑, 바, 스파, 마사지, 네일, 액티비티는 팁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거나 혹은 서비스 요금이라는 명목으로 청구서에 함께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팁을 줘야 하는 상황별 적절한 액수
일반적으로 베트남에서 건네야 할 팁의 최소 단위는 20,000동(약 1,000원), 그리고 최대 단위는 200,000동(약 10,000원)으로 염두에 두면 좋습니다. 참고로 2023년 기준 베트남의 시간당 최저 임금이 지역에 따라 최소 15,600동 ~ 최대 22,500동임을 감안한다면 20,000동의 팁이 갖는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가늠이 될 것입니다.
호텔에서는 팁을 얼마나 줘야 할까?
호텔에서는 팁을 건네지 않았다고 해서 특별히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따라서 팁을 주지 않았더라도 특별히 스트레스나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호텔에서 일하는 분들은 종종 팁을 받아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감사 표시의 의미로 이를 건네는 것은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베트남 호텔에서 팁을 건네기에 적절한 대상과 상황별 액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벨보이
벨보이는 투숙객의 짐을 방까지 운반해 주는 직원을 말합니다. 만약 벨보이가 체크인할 때 함께 따라와서 짐을 옮겨주었다면 20,000동 ~ 50,000동(약 1,000원 ~ 2,500원)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우스키핑 직원
하우스키핑 직원은 투숙객이 방을 비운 사이에 청소와 침대 시트를 정리해 주는 직을 말합니다. 객실 청소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1박마다 20,000동(약 1,000원)을 침대 베개 위에 올려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혹 방이 4개 이상인 곳에서 머물 때는 1박마다 50,000동 ~ 100,000동(약 2,500원 ~ 5,000원)을 올려두기도 합니다.
주차 요원
베트남에서 렌터카를 이용하는 경우란 매우 드문 편이지만, 만약 차를 호텔에 세울 일이 있을 때 주차 요원의 도움을 받았다면 20,000동(약 1,000원)을 건네는 경우가 많습니다.
레스토랑에서는 팁을 얼마나 줘야 할까?
호텔이나 백화점 내에 위치한 일부 식당 및 카페와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음식 가격 아래 서비스 요금(SVC/Service Charge)이라는 명목으로 음식값의 5~10%를 추가로 기재해 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서비스 요금이 바로 팁을 의미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팁을 건넬 필요가 없습니다.
단, 이러한 곳들에서는 식사를 마친 후 계산을 할 때 웨이터가 테이블로 와서 계산을 도와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만약 음식 및 서비스에 대한 만족의 의미로 팁을 주고 싶다면 20,000동(약 1,000원)을 건네는 것이 적당합니다. 또는 계산이 끝난 뒤 10,000동 이하의 화폐 단위가 거스름돈으로 발생한 경우, 이를 테이블 위에 그냥 두고 나가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바, 펍, 클럽에서는 팁을 얼마나 줘야 할까?
바는 여타 레스토랑이나 노점에 비해 평균적으로 높은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에 베트남에서 바는 일반적으로 고급 서비스로 간주됩니다. 반면 레스토랑과 달리 청구서에 서비스 요금(SVC)이 추가로 명시되지 않기 때문에, 바텐더 또는 서빙을 한 직원에게 팁을 주는 것을 일종의 관례로 여기는 편입니다. 즉, 강요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는 팁을 건네는 경향이 많습니다.
참고로 바와 다소 유사한 성격을 띠고 있는 펍이나 나이트클럽에서도 웨이터 혹은 서빙 직원에게 팁을 건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보통 서로가 누군지 모르는 남녀 간의 사교가 주목적인 곳에서는 팁을 지불하고, 이와 달리 여행객들 혹은 지인들 간의 친목이 주목적인 곳에서는 팁을 내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바텐더 또는 웨이터에게 건네기에 적당한 보편적인 팁 액수는 50,000동 ~ 100,000동(약 2,500원 ~ 5,000원)입니다. 참고로 대부분의 경우에는 팁을 주지 않아도 괜찮기 때문에 특별히 스트레스를 느낄 필요는 없지만, 스카이 바 혹은 루프탑 바와 같은 고급 바에서는 되도록 팁을 건네는 편이 이미지상 좋을 수 있습니다.
스파, 마사지에서는 팁을 얼마나 줘야 할까?
외국인이 이용하는 베트남의 스파, 마사지는 사실상 예외 없이 무조건 팁을 내야 하는 곳이라고 인식하면 좋습니다. 이는 현지인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로컬 업소들과 달리, 주요 관광지들의 스파, 마사지들은 대부분 깨끗하고 쾌적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고급 업소들이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마사지와 면도를 결합된 이발소 또한 고급 서비스에 해당하므로 팁을 지불해야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 서비스에 한 해 팁의 액수가 시간에 비례하여 정해진다는 사실인데, 보통은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결정됩니다.
- 20분 ~ 40분 이내의 서비스를 받은 경우 : 20,000동(약 1,000원)
- 60분의 서비스를 받은 경우 : 50,000동(약 2,500원)
- 90분의 서비스를 받은 경우 : 70,000동(약 3,500원)
- 120분 이상의 서비스를 받은 경우 : 100,000동(약 5,000원)
대부분의 고급 스파, 마사지, 이발소는 보통 서비스를 마친 후 카운터에서 최종 계산 시 팁의 지불이 함께 이뤄지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보통 청구서에 팁을 명시해 놓거나, 또는 구두로 액수를 알려주는 곳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단도직입적으로 얼마의 팁을 줘야 하는지 물어봐도 결코 실례가 되지 않습니다. 이들 업소에서 팁은 손님 마음대로 지불 가능한 옵션이 아니라 사실상 필수 요금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시간에 따른 팁의 액수는 지역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즉, 다낭이 하노이보다 물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팁도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만약 마사지에 시간에 따른 팁 액수를 고민하는 것 자체가 번거롭다면, 마사지 이후 무조건 10만동(약 5천원)을 내면 된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얼굴 붉힐 일이 없습니다.
골프장에서는 팁을 얼마나 줘야 할까?
베트남에서는 보통 1명의 플레이어에게 1명의 캐디가 붙습니다. 그리고 베트남은 그린피에 캐디피가 포함되어 있는 대신, 캐디팁이라는 것이 따로 존재합니다. 사실 이 캐디팁은 우리에게 익숙한 캐디피에 가까운 것이므로, 캐디에게 별도로 팁을 건네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 관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베트남의 모든 캐디들은 플레이어에게서 팁을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에, 이는 사실상 무조건 지불해야 하는 추가요금이라고 인식하는 편이 좋습니다.
캐디팁은 라운딩을 마친 후 자신의 캐디에게 직접 건네주는 것이 보통입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대부분 18홀을 기준으로 했을 때 200,000동(약 10,000원), 그리고 36홀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400,000동(약 20,000원)을 팁으로 건넸으나, 현재는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각각 400,000동(약 20,000원)과 800,000동(약 40,000원)을 요구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참고로 캐디팁의 액수는 라운딩 전에 반드시 사전 고지가 되므로 특별히 혼동하거나 오해할 여지는 없습니다.
팁을 주지 않아도 되는 경우들
베트남은 한국과 동일하게 기본적으로는 팁 문화가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다짜고짜 팁을 건네는 것은 결코 옳지 못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팁을 건네지 않으면 찝찝한 경우들이 있게 마련인데, 대표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상황들이 존재합니다.
크루즈 이용시
하롱베이의 럭셔리 크루즈를 이용해 보면 팁에 대한 고민이 들 수 있는데, 이는 대부분의 크루즈에 팁을 넣을 수 있는 상자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는 팁을 넣을 필요가 없지만, 죄책감의 해소를 위해 팁을 넣어야겠다면 50,000동(약 2,500원) ~ 100,000동(약 5,000원) 내외가 적당합니다. 또, 만약 특정 승무원의 서비스에 감탄하여 따로 팁을 챙겨주고 싶다면 최대 200,000동(약 10,000원) 이내를 건네는 것이 좋습니다.
투어 가이드 이용시
여행사로부터 파견된 투어 가이드 혹은 개인적으로 신청한 가이드에게 팁을 줘야 하는 것은 결코 의무사항이 아닙니다. 이는 전적으로 여행자의 선택에 달려 있기 때문에 사실상 팁을 주는 것은 불필요한 행위에 해당됩니다. 단, 만족스러운 안내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꼭 팁을 지불하고 싶다면 하루 평균 100,000동(약 5,000원)을 건네는 것이 적당합니다.
택시 이용시
택시 이용 시 팁은 기본적으로 전혀 필요가 없습니다. 베트남에는 대표적으로 마일린 택시와 비나선 택시라는 두 회사의 영업 규모가 가장 큰데, 이런 정상적인 택시에서는 절대로 팁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대신 10,000동 이하의 거스름돈을 받지 않는 행동이 암묵적인 팁의 역할을 하기도 하며, 그랩을 이용해 택시를 이용하는 분들은 앱에서 해당 운전자에게 직접 10,000동(약 500원) ~ 100,000동(약 5,000원)까지 원하는 만큼의 팁을 줄 수도 있습니다.
마무리
아이러니하게도 베트남의 팁 문화에 대해 서양권에서는 대체로 $5 ~ $10 내외의 팁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편입니다. 반면 한국, 일본 등 팁 문화가 없는 아시아 국가에서는 서비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굳이 팁이라는 방식으로 표시해야 한다는 것에 의구심이나 거부감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우리는 기본적으로 팁 문화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서양인들이 팁에 대해 느끼는 압박감이나 죄책감 등을 공감하기가 매우 어려운 편입니다. 그런데 이는 베트남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베트남 현지인들도 손님에게서 팁을 받을 것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기 때문에, 아주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팁을 주지 않는다고 해서 불만을 품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특히 베트남에서 반드시 팁이 요구되는 일부 서비스들은 청구서에 해당 액수가 명시되어 있거나, 혹은 계산 시 따로 팁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이므로, 대부분의 경우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만약 서비스를 이용하기에 앞서 얼마의 팁을 줘야 하는지에 대한 걱정이 끊이지 않는다면, 절대 실례가 되지 않을테니 개의치 말고 직원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